*이글은 영화에 대한 스포일러를 담고있습니다*
황금종려상 수상으로 인해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킨 화제작 영화 ‘기생충’
수상과 별개로 이미 믿고보는 봉준호+송강호 조합으로 많은 기대감을 갖게 만든 작품이기도 합니다. 그전에 이미 살인의 추억, 괴물, 설국열차 등으로 숱한 흥행작을 배출해 내기도 했기 때문에 이번 작품 역시 어떤 시너지효과를 줄까 궁금증을 유발하게하는 영화였습니다.
영화의 간략한 줄거리는 이렇습니다.
공짜 WIFI가 없으면 문자도, 카톡도 읽을수 없는 기택네 4식구는 반지하에 살면서 술먹고 집앞에 노상방뇨를 하는 취객에게도 큰소리 못내는 하층민입니다. 온 가족이 피자박스 접기를 하면서 생계를 가까스로 이어가고 있던 중 장남인 기우의 친구가 찾아옵니다.
그는 행운이 온다는 ‘수석’을 선물로 줌과 동시에 기우에게 일자리를 하나 제안합니다. 바로 부잣집 딸의 영어과외수업을 대신 맡아달라는 것이였습니다. 본인은 너무 좋고 만족스러웠지만 유학을 가는바람에 자리를 비우게되어 후임자를 찾고있다고 했죠. 기우는 대학도 안나온 자신이 그 역할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지만 높은 봉급을 받을수 있는 기회를 마다할리 없었습니다.
미대입시를 준비하던 동생 기정의 도움으로 가짜 재학증명서를 만들어 영어과외선생님 ‘케빈’으로 완벽하게 취업에 성공한데에 이어 동생 기정은 미술선생님 ‘제시카’로 아빠 기택은 베테랑 운전기사 ‘김기사’ 엄마 충숙 역시 가정주부로 들어오게 되어 모든 가족이 한 집에 들어와 취업을 하게됩니다. (이런 능력들을 보면 왜 백수로 살았는지 모르겠습니다)
기생충의 사전적인 의미를 보면 알겠지만 이런 사전적인 의미 때문에 영화의 제목이 되었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영화 후반부에 진정한 기생충이 나오긴 합니다만)
[1] 이 영화에서 가장 많이 노출되는 장치가 바로 “계단”입니다. 반지하에 살고있는 기택네 식구들은 심지어 화장실에도 계단이 있죠 영화 초반부 WIFI를 찾는 기우에게 아빠 기택은 “높게 잡아야 잘 잡혀 높게들어” 라고 합니다 영화를 다 보고 난 후 이 대사를 곱씹어보니 어쩌면 높은 위치와 돈의 상관관계가 설명되는 대사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들이 생각하기에 돈은 높은 존재라고말이죠. 그리고 기택네 반지하는 빈민촌에 한참 내려가야 나오는 반면에 부잣집은 오르막을 오르고 또 집안에서 계단을 올라와야하는 오르막의 연속으로 구성되어있습니다. 계단은 위 아래 계층을 나누는 영화의 주요 장치입니다.
[2] 또 영화에서 가장 많이 노출되는 대사가 바로 “계획”입니다. 기택이 아들 기우의 면접날 “아들아 너는 다 계획이 있구나” 라고 한 대사를 시작으로 지하실의 기생충들을 처음 들이 닥쳤을때도 아빠 기택은 “ 당신 계획도 없지? ” 라며 묻습니다. 그리고 홍수로 인해 체육관에서 잘 때 계획에 대한 정의가 내려지게 되죠 “가장 좋은 계획이 뭔줄 알어? 바로 무계획이야 NO PLAN 왜냐면 실패할 리가 없거든 이사람들이 다 오늘 체육관에서 잡시다 하고 계획해서 자는 것 같냐?” 모든 일을 계획한대로 즉 뜻대로 이뤄나갈수는 없다는 기택의 생각과 우리의 삶들을 대변해주는 대사인 것 같습니다. 영화 역시 계획대로 흘러가기 보다 상황에 맞게 진행되는 측면이 많기 때문에 전체를 아우르는 대사라고도 생각합니다.
[3] 저는 처음 친구가 가지고온 ‘수석’이 갖고 있는 메시지가 무엇일까 고민해봤습니다. 처음 친구가 수석을 가지고 올때는 장식품의 역할을 했지만 영화 막판엔 무기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그리고 수석을 가지고온 친구에게 엄마인 충숙은 혼잣말로 “돈으로 갖고오지..” 라는 대사를 하기도 합니다. 수석은 부잣집에겐 인테리어, 장식품일수 있지만 하층민들에겐 그저 돌덩이 일뿐입니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고 하는것처럼 물건도 어디에 있느냐에 따라 그 역할이 달라질수 있죠. 누군가에겐 멋진 장식품으로... 누군가에겐 무기로..
[4] 앞서 기생충의 사전적 의미를 봤을 때 기택네 가족은 기생충이라고 볼수있지만 나름의 노력은 합니다. (가사도우미, 운전기사, 교육 등) 하지만 지하실의 새로운 가족이 등장할 때 비로소 ‘진짜’ 기생충이 등장하죠. 바로 원래 있던 가정부와 그의 남편인데요.
지하실 존재의 첫등장에서도 굉장히 기이하게 등장합니다. *이 부분부터 영화는 눈을 뗄 수 없는 전개방식으로 진행됩니다.* 문을 열려고 노력하는 씬부터 아기처럼 젖병을 빨며 음식을 섭취하는 모습, 그안에서 생활하는 모습들 그리고 기생충 남편이 매번 부잣집 남편이 계단을 오를 때 마다 전구를 이용하여 모르스 부호로서 RESPECT을 나타내는 모습. 지하실에 숨어 살며 남에게 영양분을 뺏고 이런 삶에 만족하며 더 나아가 양분을 제공하는 부잣집 남편에게 존경을 나타내는 완벽한 기생충을 보여줍니다.
[5] 영화는 빈부격차에 대한 갈등을 크게크게 보여주는 대목들이 있습니다. 엄청난 비가 와서 기택네 집은 물바다가 되었지만 이선균네(부잣집)집은 오히려 아들이 텐트를 가지고 밖으로 나와 놀정도로 텐트마저 방수인 삶을 보여줍니다. 또 그 다음날 아들의 생일파티날에 운전을 하고있는 기택과 통화하는 조여정(사모님)의 모습에서 사모님은 “어제 비가 와서 미세먼지가 하나도 없어” 라는 말을 하는데 그 전날 물바다로 집을 잃은 기택이 들으면 참으로 비참한 말이 아닐수가 없죠. 이 밖에도 기우가 여자친구인 다혜에게 정원에서 아들의 생일파티에 참석한 사람들을 내려보며 “나 저기에 어울려?” 라고 묻는 장면역시 신분을 속이고 들어온 자신이 과연 저런 사람들과 같은 모습일까 하며 일종의 이질감을 느끼는 장면입니다.
[6] 영화의 결말, 지하실에 갇히게된 기택은 편지를 써 모르스부호로 아들인 기우에게 모르스부호로 알려주는데 이를 보고 무언가를 느낀 기우는 수석을 원래있던 자리인 강물속에 두고 새삶을 살아가는 모습으로 비춰집니다. 개천에서 용난다 라는 말처럼 과연 기우가 짧은 시간내에 성공하여 아버지와 재회할수 있었을까요? 아니면 상상씬이었을까요?(기우는 살인사건날 머리를 심하게 다쳤다) 어쩌면 열린결말일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영화를 다 보고 나왔을 때 처음 10분간은 멍한 기분이 들었다가 이후에는 곱씹을수록 정말 잘 만든 영화다 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연출도 물론 좋았지만 배우들의 연기력이 정말 감탄 스러웠습니다. 정말 거를 타선이 없을정도로 개개인의 역할에 120%의 모습을 보여준 것 같습니다. 다른 봉준호감독의 영화를 봤을때도 비슷한 느낌이었던 것 같은데, 이게 바로 봉준호 매직일까요?
나만 알고 싶은 영화라는 생각이 자꾸듭니다. 너무 좋은데 사람들이 많이 몰랐으면 하는... 예전 기억을 살리면 MUSE의 TIME IS RUNNING OUT 이라는 곡을 즐겨 들었는데 무한도전에 이 노래가 소개되면서 많이 유명해지자 더이상 듣고싶지 않았던 그런 기억이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영화를 봐서 많은 이야기를 주고 받는다면 더 좋겠지만 뭔가 개인소장 하고싶은 그런 욕구도 들게 만드네요.
이상 리뷰를 마치겠습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Movie'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악마를 잡기 위해 손을 잡다. 악인전 (The gangster, 2019) 솔직 리뷰,후기 (1) | 2019.06.01 |
---|---|
중딩 슈퍼히어로가 떴다?! 주문을 외쳐라!! 샤잠!(Shazam!, 2019) 약스포 솔직한 후기 (0) | 2019.04.10 |
저건.. 우리잖아..? '어스(Us, 2019)' 스포없는 리뷰!! 영화보기전에 보고 가세요~ (0) | 2019.04.01 |